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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수입보다 적은 기술이전 수입’
■ 특별기획 - 대학의 수익모델 찾기 해법은…
연구력 평가 ‘양보다 질’로…손쉬운 ‘입시장사’ 이제 그만
학문의 상아탑인 대학이 수익 창출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획기적인 수익모델이 나오지 않고 있다. 대학 재정의 등록금 의존율이 극히 높은 상황에서 공격적인 수익사업에 나서 수익 다양화를 추구해야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이런 가운데 교육기관인 대학의 역량을 한 껏 발휘할 수 있는 원천기술 특허 개발과 기술이전 사업 등에 더욱 집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의 대학 연구력 평가 시 양적 평가에서 질적 평가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도 관건이다.

■ 대학 수익사업 ‘보수’ Vs ‘공격’ 딜레마 = 대학 재단과 대학의 수익사업은 그 동안 보수적으로 운영돼왔다. 정부가 사립학교법 등을 개정해 여러 방식의 수익사업의 길을 열어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등록금 위주인 대학 재정의 취약성을 수익사업으로 만회하려는 취지다.

이런 측면에서 대학 재정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놓고 딜레마에 빠져있다. 사립대학의 재정수입 구조는 등록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법인전입금과 기부금, 국고보조금 등이 한 자릿수 이하로 이뤄져있다.

한국사학진흥재단 통계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등록금 65.7%, 자산 및 부채수입 6.8%, 법인전입금 6.4%, 교육 외 수입 4.4%, 기부금 3.1%, 국고지원 1.2% 등이다. 이 기간 중 등록금 수입이 기타 수입을 초과해 인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재단이 보유한 수익용기본재산 중 토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67%로 특히 높다. 건물 16.5%, 신탁예금 10.6%, 유가증권 5% 등이다.

재단 소유 토지는 대부분 그린벨트에 묶여 활용성이 극히 제한된 게 대부분이라는게 문제다. 교과부 관계자는 “일부 대학은 공격적인 투자로 대학 재정을 뒷바침하지만 대다수 대학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면서 “수익성 낮은 토지나 임야를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유가증권 등으로
전환하는 등 포트폴리오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 재단이 이처럼 토지나 임야를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안정적이라는데 있다. 여기에 대학의 보수적인 투자마인드와 투자 전문 인력이 부족한 측면도 작용한다.

대학의 교비회계도 대부분 예금형태로 보유하는 보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2007년 사립대 적립금을 주식과 펀드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뀐 뒤, 지난 한 해 동안 사립대의 투자 손실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대학들을 움츠려 들게 할 전망이다.

모 대학 관계자는 “주식과 펀드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한다”면서 “1년간 손실된 걸 너무 확대해석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유가증권 투자 손실은 지난 2월 기준이었고, 지난 14일 현재 종합주가지수 1700선에 근접하면서 평가손실액을 회복한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차원에서도 사립대학 적립기금 투자지침을 만들어 적립금의 2분의 1 한도에서 투자하도록 했고, 대학 내 기금운영 의사 결정 체계와 리스크관리 지침을 만들도록 했다. 교과부 사립대지원과 이석현 사무관은 “대학의 수익사업 운영의 보수 기조를 깨야한다”면서 “교과부도 재단 소유 부지의 용도변경과 각종 세재 감면혜택 등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학등록금으로 적립된 돈은 보수적 운용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많다. 아카데미즘을 추구해야 할 대학이 무분별한 투자에 나서는 건 정도에서 벗어난 얘기라는 설명이다. 박거용 한국대학교육교육연구소 소장은 “수익사업 한답시고 학교 돈 다 써버리는 대학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벤처식으로 한다거나 도박성있는 증권투자는 지양해야한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그러나 “대학 재단이 땅만 보유하면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지금처럼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은 딜레마”라면서 “대학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특허의 기술이전 등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입시 수입보다 적은 기술이전 수입 = 서울 시내 A 사립대는 지난해 입시를 통해 24억 9000여 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지원자들로부터 받은 입시 수수료 47억 원에서 직원들에게 8억 원의 입시 수당을 포함해 경비 22억 원을 지출하고 남은 돈이다. 같은 해 1년 동안 이 대학이 기술이전으로 번 돈은 2억 8600만원이었다. 이 대학의 기술이전 수입은 입시 수입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수도권 B대학도 입시를 치른 뒤 16억8000만원을 벌었지만, 기술이전 수입은 1600만원에 불과했고, C대학은 입시 장사로 14억1000만원을 벌었지만, 기술이전 수입은 1억9000만원이었다. D대학은 입시로 10억5천만원을 벌었지만, 기술이전 수입은 5억 1900만원, E대학도 입시에서 3500만원을 벌었지만, 기술이전 수입은 500만원에 불과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기술이전 수입(건수)에서 국내대학 중 한양대가 66억 1400만원(47건)을 벌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서울대 18억7500만원, 중앙대 15억 5200만원, 포스텍 12억3000만원, 카이스트 10억 6900만원, 고려대 10억 3900만원 등 기술이전 수입 10억 이상 대학이 6곳에 불과했다.

서울 시내 상당 수 대학을 포함해 지방 대다수 대학들의 기술이전 수입은 1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거점 국립대인 모 대학은 8200만원, 지방 대규모 사립대인 다른 대학은 4000만원이었고, 수도권 모 사립대 두 곳은 각각 1600만원과 500만원이 기술이전 수입의 전부였다.

대학들의 기술이전 수입은 건당 규모에서도 초라하다. 지난해 66억 1400만원의 최고 기술이전 실적을 올린 한양대의 경우 반도체 메모리 관련기술 1건으로 57억을 받아 1건당 기술이전 수입액이 그나마 1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포스텍은 3617만원, 서울대는 3348만원, 중앙대는 3104만원, 카이스트 2375만원, 고려대 2037만원 등 상위 6개 대학만 건당 2000만원 이상이었고, 대다수 대학들은 1천만원 내외이거나 그 아래였다다.

지난 2005년 전국 132개 대학 산학협력 활동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된 ‘국내 대학의 지식재산 보유 실태’ 결과에 따르면 특허 출원 비용이 특허의 기술이전을 통해 얻은 수입을 초과해 헛 장사를 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2003년~2005년 3년간 이들 대학이 기술이전으로 번 돈은 121억 원이었지만, 특허 등록과 유지를 위해 지출된 돈이 133억 원으로 12억 원의 손해를 봤다.

■ 특허 출원 건수 많지만, 등록비율 낮아 = 대학 기술이전 수입의 바로미터가 되는 특허 등록 건수도 대학의 규모에 비해 턱 없이 낮아 향후 대학들의 기술이전 성과도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대학 중 카이스트가 374건의 특허(국·내외 특허 포함)를 등록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서울대 368건, 연세대 264건, 한양대 246건, 고려대 242건, 포스텍 156건, 인하대 150건, 성균관대 125건 등 100건 이상 대학은 8곳에 불과했다.

이밖에 경희대 89건, 부산대 79건, 충북대 73건, 중앙대 62건, 아주대 43건, 동국대 36건, 서강대 32건 등의 순이었다.

특히 기술가치가 높은 해외 특허 비율은 10% 내외로 소위 ‘돈 되는 특허’는 별로 없다. 카이스트가 47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대 36건, 포스텍 36건, 연세대 17건, 한양대 14건, 고려대 10건으로 10건 이상 대학이 6곳에 지나지 않았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국내외 특허건수가 아예 없거나, 한 자릿수에 불과했고, 해외 특허 등록한 대학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특허 출원 건수는 적지 않다. 특허 출원만으로 교수업적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대학들도 특허 출원 비용을 일부 부담해주고 있는데, 대학 차원의 특허 출원 건수가 각종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대학 특허 관리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대학이 특허의 기술평가를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예산의 확대와 함께 대학의 연구력 평가시 양보다는 질적 평가가 요구된다. 수도권 모 사립대 산학협력단 팀장은 “정부가 대학의 연구력을 평가할 때 양 위주의 평가를 해왔기 때문에 대학은 특허 수 늘리기에만 집중해온 게 문제다”고 지적했다.
한용수 기자 (unnys@unn.net) | 입력 : 09-10-19 오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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